OpenStreetMap

OSM 위키 번역이 잘 되어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흔히 요금을 받는 곳, 특히 차에 타고서 돈을 내는 곳을 영어로 통털어 ‘톨부스’[toll booth]라고 하는 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그런 관문은 ‘tollgate’라고…)
보기를 들어서, ‘주차장 요금소’를 영어로 뭐라고 할까요? 혹은 자동차 영화관 요금소는요?
또 국립공원 같은 보호구역을 들어가면서 (차에 탄 채로)돈을 내는 곳은요?(우리나라로 치면 국립공원을 지나면서 차를 탄 채로 돈을 내는 상황을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곧 이 모습도 사라지게 되었습니다만… 정청래 의원, 고생하셨소~ ^^)
(정통)영어에서 ‘toll’은 통행료 같은 것을 말하는 모양입니다.
어떤 것에 대한 댓가로 내는 돈을 이르는 말은 여러가지로 쓰는데(우리나라도 영어하고는 다르지만 사실은 구분해서 쓰기도 합니다. 맨우리말로도 ‘어떤 물건에 대한 댓가’는 ‘값’이라 하고, ‘애써 준 품값에 대한 돈이나 어떤 시설을 이용하고 주는 댓가’는 ‘삯’이라고 크게 나눠 말합니다. 한자말로는 ‘-비’, ‘-료’, ‘-금’ 같이 나눠 쓰고요…)

여튼, 사실 말버릇[언어습관]이라는 것이 주로 느낌을 담아 전하는 쪽이다 보니 실제로는 그런 것들을 섞어 쓰거나 가끔은 헛갈려 쓰기도 합니다.(가장 흔한 보기로는 ‘전기세’, ‘수도세’ 같은… 세금이 아니라 ‘요금’이니 ‘전기료’, ‘수도료’가 맞는 표현)
‘toll booth’는 ‘toll’을 내는 곳에서만 써야 하는 것이 맞고 나머지는 다르게 표현해야 할 것이며, OSM 위키에도 분명히 그렇게 못 박고 있습니다.(그럼 나머지는 모두 ‘ticket box’?)

어쨋든, 이런 것을 제대로 구분해서 편집을 하자면 OSM 위키가 좀더 많이, 제대로 번역이 되어야겠는데, 안타깝게도 한말글 위키는 번역이 많이 안 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영어본을 곧이 곧대로 옮긴 표현이 많은 것 같습니다.
사실 OSM 위키 영어본 조차도 제가 보기에는 좀 고지식한 글말투[문어체]에 얽매여 있지 않나 싶습니다.(제가 영어에 정통한 것이 아니므로 대체로 그런 것 같다는 뜻입니다.)
부디 번역을 할 때는 너무 딱딱한 글말투에 얽매이지 말고, 특히 영어권과는 다른 우리말 느낌을 살려서 적어야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필요하다면 그 차이점도 좀 적어 주고 말이지요… ^^

Discussion

Comment from LuxuryCoop on 28 May 2022 at 07:34

양질의 글 잘 보았습니다. 오픈스트리트맵은 세계적인 프로젝트인 만큼, 번역을 통해 전 세계 사람들과 소통해야 할 필요가 많죠. 일단 지도를 직접 그린다는 개념부터 진입 장벽이 있는데, 지도 작성법까지 영어로 되어 있으면 신규 유입이 사실상 거의 없을 거라는 점에서 번역은 필수적이라고 봅니다.

가끔 가다 보면 어차피 영어(또는 기타 원어)를 배워서 직접 원전을 보면 되는데 왜 굳이 번역을 해 주어야 하느냐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원전의 의미를 충실히 전달한 번역본을 이용하면 전반적인 학습 속도가 높아질뿐만 아니라, 어려운 용어도 직관적으로 쉽게 배울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오픈스트리트맵 위키 문서에는 사실상 어려운 내용이 거의 없고, 거의 대부분 친절한 설명서(“소매점은 일반인에게 물건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는 곳이다”, “공원은 사람들이 휴식을 즐기는 곳이다”, …) + 수많은 사람의 시행착오로 이루어져 있을 뿐인데 단지 영어라는 이유만으로 사람들이 읽기를 기피하죠. 여러 지리 커뮤니티를 가끔씩 눈팅하는데, 오픈스트리트맵이 무엇인지도 알고 오픈스트리트맵에 기여하고 싶지만 영어를 잘 몰라서 입문이 어렵고 무섭다는 사람을 종종 봅니다.

여러 명이 각자 원전을 해석해서 이해하고 마는 것보다 한 명이 각 잡고 아예 번역해서 게시해 놓으면 후발주자들도 편하고 좋겠다는 생각에 저도 여러 오픈스트리트맵 관련 문서와 사이트(OSM 위키, 주간OSM, LearnOSM 등) 프로그램(JOSM, StreetComplete, HOT 태스킹 매니저 등)을 번역하고 있습니다(번역된 문장이 거슬리신다면 저의 능력을 탓하셔도 됩니다). 특히 HOT 태스킹 매니저는 국경없는의사회에서 주최하는 Missing Maps에도 사용되는데(한국 지부에서도 자원봉사자를 대상으로 자체적인 Missing Maps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태스킹 매니저에 한국어가 추가되니까 프로젝트 참여가 더 편해졌다는 반응이 많이 올라오는 것을 보면서 뿌듯함을 느낍니다(그 전까지 Missing Maps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사이트는 물론 지도 편집기까지 영어로 쓰고 있었습니다… 그 열정이 존경스럽습니다).

번역의 질에 대해서는… 저도 그다지 좋은 번역문을 쓰는 것 같지 않아 감히 할 말이 없네요. 마치 한국인이 처음부터 한국어로 쓴 듯한 번역, 문장 구조는 깨져도 되지만 의미는 최대한 온전히 전달하는 번역을 지향하고 있으나, 제 능력이 따라가지 못하는 듯합니다(사실 영어와 한국어의 어순이 다르고, 문장 구성 방식이 다른 만큼 문장 구조를 깨뜨리고, 하나의 문장을 여러 개로 쪼개지 않으면 어떻게 해도 어색한 번역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더 나은 번역을 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지적은 언제나 감사히 받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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